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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 논평

시민 공동행동을 제안하며

  11월 26일 토요일, 전국적으로 190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사상 최대라고 하지만, 대통령은 아직 별 움직임이 없다. 지금까지 벌어진 일을 생각하면, 스스로 이 사태를 판단할 능력은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무엇인가를 기다리며 버티지 않을까 싶다.   그 사이에도 모든 사람의 혀를 차게 만드는 일들이 여럿 드러났지만, 우리는 그 모든 ‘저질’ 진상에는 관심이 없다. 태반주사와 비아그라는 혀를 찰 일이긴 하되, 무엇이 사실인지 별로 궁금하지 않다. 그저 이런 일로 비판해야 하나 스스로 부끄러울 뿐이다.   진실은, 그가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직을 배반하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 한 가지다. 4월 16일 일곱 시간의 진실이 밝혀야 할 일은 그가 무엇을 했느냐고 아니고 무엇을 하지 않았느냐(또는 못했느냐) 하는 것이다.   삼류 황색잡지가 다룰 법한 ‘사건과 진실’ 부분을 빼더라도 ‘박근혜 게이트’는 또한 ‘의료 게이트’다. 밝혀진 것만 해도 게이트로 손색이 없다. 그는 불법 시술을 받았고 공식 의료진을 놔두고 비선 의료진을 동원했다. 그것도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주사제에, 미용시술의 의심까지.   이번에도 무엇을 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 더 중요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상업적 영리 의료(국민건강보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주로 ‘비급여’라고 한다)를 관리하고 난맥인 의료체계를 바로잡는 것은 대통령이 해야 할 중요한 국정의 책임이다. 보건과 의료의 공공성을 올리는 것도 대통령마다 관심을 두었던 의무였다.   물러나지 않겠다며 버티는 현재의 대통령은 그 어떤 일에도 관심을 둔 적이 없다. 모두가 아는 대로,

서리풀 논평

영리 병원을 고집하는 이유

영리 병원을 고집하는 이유 보건복지부가 국내 첫 영리법인 병원 설립을 승인했다. 제주도가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지만 요식행위처럼 보인다.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2015년 박근혜 정부가 국내 최초로 투자 개방형 외국 병원의 국내 설립을 승인했다.” 엄청난 관심에 비하면 병원은 초라하다. 겨우(!) 47병상(지상 3층, 지하 1층). 성형외과·피부과·내과·가정의학과를 두고 피부 관리와 미용 성형, 건강 검진을 한다고 한다. 조금 큰 동네 병원이라고 할까. 우리에게 익숙한 ‘스케일’로 보면 병원이라 부르기도 민망하다. 의료 산업화가 목을 매는 경제 효과는? 의사 9명, 간호사 28명을 포함해 직원 134명으로 제주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들어오는 돈(투자)은 모두 합해 778억 원, 땅값과 건설비가 대부분이다. 유행이라는 어지간한 부동산 투자만도 못하다(그러고 보니 자본의 성격도 의심스럽다.) 영리 병원의 효과는 의료 산업화, 영리화, 상업화를 방어하는 모든 논리와 어긋난다. 투자도, 일자리도, 의료 관광도 해당 사항이 없다. 그러니 그것이 무엇이든 이 병원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헛다리짚기다. 경제 당국과 보건복지부, 제주도라고 왜 그걸 모를까. 정말 관심 있는 것, 목표로 하는 것은 그 너머다. 사회학자 토머스 머튼의 말을 살짝 뒤집어 ‘의도하는 결과’를 보자. 영리 병원 허용이 몰고 올 가장 큰 결과는 단연 ‘물꼬 효과’다. 한번 틈을 내기가 어려워 그렇지, 일단 무엇이라도 사례가 생기면 훨씬 쉽다.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이미 경험한 바다. 중국과 맺는 FTA가 미국과 하는 것보다 부작용이 적어 관심에서 사라졌던가. 유감스러운,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일단 영리 병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