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시민건강실록>을 발간합니다
시민건강연구소의 여덟 번째 <시민건강실록>을 발간합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우리는 매년 지나간 한 해를 되돌아보고 다가온 한 해를 전망합니다. 2022년과 2023년은 유독 평가도 전망도 어려웠던 것이 우리만은 아니겠지요? 그래도 우리는 함께 나아가기를 희망하면서 이슈를 선정하고, 동향을 기록했습니다. 건강과 인권, 형평의 관점에서 짧은 논평을 함께 실었습니다. 올해는 건강과대안, 노동건강연대, 빈곤사회연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그리고 한국민중건강운동이 시민건강연구소와 연대해주었습니다.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등 우리 삶 전반에서 위기를 경험하고 있지만, 정부는 수세적으로 대응하기를 넘어 우리 삶의 물적 토대를 공격하고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며, 모든 고통과 불평등의 책임을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필수의료를 내세우며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확보를 이유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폐기를 공식화하였습니다. 필수의료 강화 대책은 또한 자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어서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재생산합니다. 더욱 노골적으로 시장과 산업을 강조하면서 규제를 완화하고, 디지털 헬스 육성을 추진하는 흐름도 포착됩니다. 이 모든 과정은 보건의료체계의 공공성을 무너뜨리는 민영화 과정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경험이 보편적 건강보장, 공공성 강화, 그리고 사회적 연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알려주었지만, 정부는 외면하기 바빠 보입니다. 어디 보건의료뿐인가요? 건강하고 존엄하게 살기 위한 모든 조건이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 전방위적인 위험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와 거대양당은 시민의 존엄한 삶을 외면하기만 합니다.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삭감하고, 차별 해소의 책임을 방기하고 혐오를 선동합니다. 자본의 편에서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한편, 노동을 공격하고 이들의 죽음을 용인합니다. 불평등한 젠더 권력 관계는 실재하지 않는다며, 여성을 지우는데 정치는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복합 위기가 심화되고 보통의 사람들의 삶이 흔들리고, 이것이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책임지는 사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는 한국을 넘어 국제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힘을 둘러싸고 계속되는 전쟁과 그 위험에서 고통은 보통 사람들의 몫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우리는 이 모든 상황을 기록하였습니다.
우리는 <2022 시민건강실록>이 더 나은 매일을 요구하고 또 저항하는데 조금이라도 힘을 실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차례]
2022년 어떤 일들이 있었나?————————————————————–1
1. ‘필수의료를 위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담론: 건강보험 정책의 정치—–2
2. 세 불리는 자본 속 동력 잃은 시민사회 – 지역 건강불평등 ——————8
3. 보건의료체계의 공공성을 무너뜨리는 민영화———————————–13
4. 디지털 헬스, 혁신인가 신기루인가————————————————-22
5. 코로나19가 던진 숙제, 풀지 못하는 한국 사회———————————27
6. 주목! 내놔라 공공임대 농성———————————————————–33
7. 평등을 우회하는 정치에 맞서다 –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39
8. 무력화되는 중대재해법, 후퇴하는 노동조건 속 노동자 건강————–46
9. ‘여성 지우기’ 정치와 이에 대항하는 노력들————————————-54
10. 이토록 가까운 재난과 삶이라니—————————————————60
1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 체제의 심화——————————–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