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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PHI 연구보고서 2015-02 <건강검진은 어떻게 "산업"이 되었나>

작년 봄, 갑상선암 검진의 필요성, 효과성을 둘러싸고 사회적, 학술적 논란이 일었다. 갑상선 검진의 급격한 증가와 동반된 국내의 갑상선암 발생률 급증은 국제적으로도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동안 ‘다다익선’으로 받아들여지며 확대일로에 있던 건강검진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역사상 처음으로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이다. 갑상선암 검진을 둘러싼 논란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한국의 건강검진 체계 자체를 비판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서리풀 논평 2014년 4월 6일. 갑상선암 논란을 보는 시각, http://health.re.kr/?p=1445).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각종 종합건강검진은 차치하더라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렇게 많은 건강검진이 행해지는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가는 때가 되면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알려주고, 병원에 가보면 분야와 항목에 따라 수많은 패키지가 준비되어 있으니, 당연히 할 수만 있으면 다 검사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심각한 질병을 조기 발견해낸다면 돈 들인 효과를 톡톡히 보는 것이고, 아무 이상도 발견되지 않는다면 더욱 다행이다. 국가, 기업, 개개인 모두가 ‘ㅇㅇㅇ 의 건강을 지켜줄 건강검진’을 구매하고 있다. 갑상선암 논란 당시 언론과 학계에서 주로 다루었던 부분은 검진의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손익이었다. 물론 이는 충분한 연구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건강검진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의 전모를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으니 바꾸어낼 힘의 실마리를 찾는 것도 어렵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여기에 의료의 상업화와 영리화라는 강력한 동력이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 보건의료의 구조와 상품화 현상’이라는 주제 로 여러 차례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연구보고서는

서리풀 논평

갑상선암 논란을 보는 시각

  갑상선암이 갑자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꽤 어렵고 혼란스럽다. 여러 언론이 설명하고 나섰지만 사정이 크게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초점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혼란을 더한다. 논쟁을 한다고 하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검진이 문제인가, 치료가 문제인가. 또는 환자들 때문인가, 의사 때문인가. 보통의 평범한 시민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전문가가 아닌 시민의 입장에서 논란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1. 발견된 갑상선암(또는 의심되는 종양)을 어떻게 하나 스스로 알았든 검진에서 나왔든, 발견한 종양을 어떻게 치료할까 하는 문제. 이 질문에 대해서는 전문가 아닌 사람들이 논란을 벌일 것이 많지 않다. 각각의 경우에 따라 무슨 조치를 해야 하는지 전문가 단체가 지침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침이 있어도 치료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아주 없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크게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 이런 일이야 본래 토론과 연구를 통해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아닌가. 다만 과학적 근거에 따라 만든 지침이 잘 지켜지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여기에는 의료가 자리 잡은 사회적, 경제적 배경과 의료제도, 전문가의 책임과 윤리가 함께 작용한다. 퍼뜩 상업과 영리에 더 많이 영향을 받는 지금의 의료 상황이 마음에 걸린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이 정도로 그치는 것이 좋겠다. 2. 갑상선암을 조기 발견하는 건강검진을 해야 하나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아무 이상이나 증상이 없는 사람들도 갑상선암을 조기에 찾아내는 건강검진을 꼭 해야 할까. 이런 연구를 주로 하는 한 공공 연구기관(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서리풀 논평

암의 위협, 더 생각할 것들

  바로 지난 화요일, 2월 4일은 세계 암의 날이었다. 세계보건기구가 주도해서 매년 기념도 하고 각오도 되새기는 날이다. 한국은 몇몇 언론이 스치듯이 다룬 것을 빼면 조용히 지나갔다. 그래도 언론이 이 정도라도 취급한 것은 오랜 만이다. 다른 해에는 그나마 그냥 지나친 때가 많았다. 마침 세계보건기구의 산하 기구인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2014년 판 <세계 암 보고서>를 펴냈기 때문이다. 아직 원문은 못 봤으니, 센터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참조한다 (바로가기).   우선 눈에 들어오는 대목은 암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내용. 2012년 암 발병 건수는 약 1천 4백만 건인데, 20년 이내에 연간 2천 2백만 건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예측이 맞는다면 암 발생이 57퍼센트나 늘어나는 셈이다. 암이 늘어난다는 경고, 그 자체가 관심사이긴 하다. 국내 언론의 보도 내용도 ‘겁주기-안심-건강행동’의 흐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암에 걸려도 이제는 생존율이 높아졌다는 것, 그리고 예방을 하기 위해서는 건강검진을 열심히 받으라는 것이 핵심이다. 담배나 술 같은 해로운 습관을 줄이라는 권고까지 보태면 그나마 좀 나은 편이다.   그러나 국제암연구센터가 내놓은 보고서는 그게 전부가 아니다.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몇 가지 메시지를 더 담고 있다. 첫째는 불평등의 문제. 보고서에서는 주로 국가간 불평등을 지적했다. 이제 개발도상국에서도 암이 큰 문제고 (에이즈와 말라리아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비중으로 보더라도 여기에서 암 발생과 사망이 더 많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다루기는 어려웠겠지만, ‘국내’ 불평등도 심각하다. 암의 발생과 사망은 말할 것도 없고, 예방과 치료도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