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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 논평

전공의 수련 환경의 개선

  드라마나 영화가 그리는 많은 의사들은 멋있다. 실력은 물론이고 인간성도 그만이다. 최근 것으로는 2013년 배우 주원이 주인공 역할을 한 드라마 <굿닥터>가 생각난다. 자폐증을 가진 소아과 전공의의 ‘영웅적’ 활약을 그린 것이다. 현실의 의사는 드라마나 영화가 그리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그 가운데서도 전공의의 생활과 ‘활약’이 특히 차이가 크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다음에야 어차피 꿈과 환상을 좇는 것이라 해도, 현실의 전공의는 그처럼 ‘폼’이 나는 일이 드물다.   우선 전공의라는 말부터 자세하게 설명을 해야 하겠지만 여기서는 줄인다. 전보다는 덜 헛갈리니 사정이 나아졌다. 다만 ‘전공’이라는 말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공이라는 말이 전문 영역을 나타내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이 전문의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는 과정에 있다는 것은 잘 드러내지 않는다. 이런 모호함은 전공의의 이중적 위치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전문성을 갖기 위해 훈련받는 과정에 있으면서 동시에 어느 정도는 역할을 하는 상태. 이들을 고용한 입장(예를 들어 병원장)에서 생각해 보면 쉽다. 그들은 훈련생이면서 동시에 환자 진료에 큰 몫을 하는 직원이다.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이들에게 월급을 주어야 하는가, 비용을 받아야 하는가. 물론 실제로는 두 가지 역할을 다 한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전공의 스스로는 병원에 고용된 직원이라는 생각이 강하고, 고용한 병원 쪽에서는 ‘수련생’이나 ‘수습’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이런 이중성 때문에 어느 나라건 전공의의 불만은 폭발성을 내재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큰 사건으로 처음 기록된 것은 1970년을 전후한 ‘수련의 파동’이다. 당시 신문 기사가

서리풀 논평

신해철의 죽음과 환자 안전

  가수 신해철의 갑작스런 죽음은 충격이다.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다. 수사를 한다고 하니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하더라도 ‘사고’가 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유명인의 죽음이니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사고다. 벌써 ‘찌라시’에 내용이 올랐다지만 한낱 흥밋거리로 시종할까 걱정스럽다. 사고가 명확한 만큼 유명인이 아니라 한 개인으로도 경과와 전후 사정을 밝히는 일은 필요하다. 논평을 작성하는 이 시각까지 여론은 해당 병원이 잘못했을 것이라고 의심하는 쪽이다. 그러나 다들 짐작하듯이 이런 일에 잘잘못을 가리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 많은 의료소송의 경과와 결과를 보라.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생기는 것을 흔히 ‘의료사고’라 부른다. 치료 때문에 다른 병이나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에 해당한다. 어떤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어떤 때는 사고라 해야 하는지 딱 부러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흔히 이렇게 부르니 그대로 따른다. 꼭 누가 잘못을 해야 의료사고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언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논리로는 당연하다. 건강과 목숨은 많은 사고와 우연에 노출되어 있고, 병원 안이라고 피해가지 않는다. 성형수술을 하러 입원했다가 전혀 상관없는 심장마비를 경험할 수도 있는 법.   치료 과정에서 의료 전문가의 잘못이 있으면 ‘의료과오’라고 한다. 아주 가끔 황당한 사례로 소개되는 반대편을 수술했다는 잘못은 극단적인 과오다. 이미 말했지만 과오와 사고가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 잘못이 있었더라도 모두 사고로 이어지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