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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연구통] 그들은 왜 산업재해에 더 취약한가?

[서리풀 연구通]  그들은 왜 산업재해에 더 취약한가? “노동자가 ‘안전’을 활발히 이야기할 수 있어야” 조효진 시민건강증진연구소 회원   한국의 산업재해(산재) 사망률이 OECD 회원국들 중 1~2위를 다툰 지가 벌써 10년이 넘는다. 지난해에도 산재 사망자 숫자가 1777명이었으니, 하루에 네 명 이상 생을 달리한 셈이다. 이 정도 되면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질 만도 하지만, 올해에도 ‘처음이 아닌’ 그래서 더 안타까운 산재가 연이어 발생했다.(☞관련 기사 : 구멍뚫린 ‘안전’…미숙련·일용직 노동자 덮쳤다) 우리 사회에서 산재는 지나치게 반복적이고 비슷한 형태로, 그것도 노동시장에서 불안정한 지위에 놓여있는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관련 기사 : 하청업체 산재 사망률, 원청보다 8배 높다) 이미 많은 학술논문들도 나이가 어린 노동자, 비정규 노동자, 혹은 이주 노동자일수록 산재에 취약하다는 점을 보고한 바 있다. 오늘 소개하는 논문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왜 이들이 산재에 더 취약한지,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지 답을 찾고자 했다. 캐나다 ‘일과 건강 연구소’ 모란 레이 박사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안전 과학(Safety Science)>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은 노동자들이 산재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자원과 수단에 쉽게 접근할 수 없을 때 산재에 더 취약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팀은 개인 특성이나 업무 특성에 따라 산재 고위험 집단을 구분하는 것은, 산재 위험 요인이 마치 특정 집단에 내재해 있거나 개인의 부주의, 혹은 위험행동 때문에 산재가 발생한다는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한다. 즉, 이러한 관점에 기초한 연구는 안전교육과 노동자 행동 변화만으로 산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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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혈병, 마지막 피해자는 바로 당신!

수많은 언론이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의학 기술이나 ‘잘 먹고 잘 사는 법’과 관계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하루에 ○○ 두 잔 마시면 수명 ○년 늘어나” 같은 것들입니다. 반면 건강과 사회, 건강 불평등, 기존의 건강 담론에 도전하는 연구 결과는 좀처럼 접하기 어렵습니다. <프레시안>과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서리풀 연구通’에서 격주 목요일, 건강과 관련한 비판적 관점이나 새로운 지향을 보여주는 연구 또 논쟁적 주제를 다룬 연구를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의 문제로 여겨졌던 건강 이슈를 사회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건강의 사회적 담론들을 확산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프레시안 기사 바로가기)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연구원 정 연   가난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산재 노동자   지난 3월 6일은 고 황유미 씨가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지 꼭 8년이 되던 날이었다. 그녀의 사연은 지난 해 영화 <또 하나의 약속>으로도 만들어져 사회적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그녀를 비롯한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들의 싸움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더욱이 지금도 반도체 산업에서 제2의 황유미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디 반도체 산업뿐일까? 2008~2013년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사고 사망률은 노동자 10만 명당 평균 8명으로, 터키, 멕시코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3번째로 높았다. 사망을 제외한 산재 사고 재해율은 감소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만연한 산재 은폐의 현실을 고려할 때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은 당분간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산업재해의 발생이 노동자와 그 가족

공부 길잡이

일과 건강 [시민/활동가용]

* 그동안 우리 연구소에서 연구하고  회원들과 함께 공부했던 내용들을 온라인으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학생/연구자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처음 발을 내딛을 때 참고하면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모았습니다. 앞으로 주제 목록은 계속 늘려나갈 예정이며, 학생/연구자용과 시민/활동가용 두 가지 판으로 구분하여 게시하겠습니다. ———————————————————————————————–   자료 선별의 기준   개별 직업성 질환이나 위험요인보다는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 건강불평등, 정치경제, 사회운동’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일과 건강’ 문제를 이해하고자 하는 시민과 활동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입문/개론’ 성격의 한국어 문헌을 중심으로 선별 사이트 소개도 정부 주요 기관보다는 대안적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사회운동 단체, 비정부 기구에 초점   문헌 자료   2.1. ‘일과 건강’ 문제에 대한 전반적 이해 ‘노동자의 죽음과 노동건강정책’ 김창엽 지음『건강할 권리: 건강정의와 민주주의』후마니타스 2013. 325~331쪽 ‘노동자가 아픈 이유’ 김창엽 지음『건강할 권리: 건강정의와 민주주의』후마니타스 2013. 38~44쪽  제 2장 ‘노동환경의 정치경제’ 존 우딩, 찰스 레벤스타인 지음. 김명희 등 옮김.『노동자 건강의 정치경제학』한울아카데미 2008. 25~58쪽 제 3장 ‘기술과 노동환경’ 존 우딩, 찰스 레벤스타인 지음. 김명희 등 옮김.『노동자 건강의 정치경제학』한울아카데미 2008. 59~89쪽 제 4장 ‘노동환경의 사회적․정치적 맥락’ 91~117쪽 존 우딩, 찰스 레벤스타인 지음. 김명희 등 옮김.『노동자 건강의 정치경제학』한울아카데미 2008  제 1장 ‘개인을 넘어: 노동환경과 건강 연결하기’ 피터 슈날, 마니 돕슨, 엘렌 로스캄 편, 한국 직무스트레스학회 옮김『일, 그 야누스적 얼굴』계축문화사 2010. 3~24쪽 일하는 사람의 인권을 생각하는 의사를 위한 열 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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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사망률 줄여준 영국의 ‘기업살인법’

한겨레 2014년 7월 2일자 <건강렌즈로 본 사회> (기사 바로가기)   높은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 낮은 출산율과 행복지수 등은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악성 지표다. 여기에 노동자 건강도 빠지지 않는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2006년 산업재해(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는 10만명당 20.99명으로 오이시디 21개국 중 단연 1위다. 2위인 멕시코에 견줘 두배가 넘는다. 멕시코는 10만명당 10명, 미국은 4.01명, 영국은 0.7명 등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는 1929명이다. 업무상 질병은 산재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산재 사망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심지어 대기업에서조차 터무니없는 안전사고가 반복해 생기는 것을 두고, 많은 노동단체와 연구자들은 솜방망이 처벌을 중요한 이유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해 노동자가 숨져도, 대부분 집행유예 또는 약간의 벌금형에 그친다. 기업들로서는 안전보건에 투자하는 것보다 벌금을 내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그래서 노동계 등이 내놓는 대안이 영국의 ‘기업살인법’이다.   영국은 2007년 ‘기업 과실치사 및 살인법’을 제정했다. 기업 등이 주의 의무를 위반해 노동자가 숨지면, 이를 범죄로 규정하고 상한이 없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안전보건 담당자나 경영진의 부주의와 범죄 의도를 밝혀야 책임을 물었지만, 기업살인법에서는 기업 등의 부주의가 밝혀지기만 해도 처벌이 가능하다. 결국 상당한 정도의 경제적 압박과 사회적 낙인을 통해 기업이 안전 의무를 강화하도록 강제한 것이다. 이 법이 시행된 2008년 이후 영국의 산재 사망률이 줄고 있다.   우리로서는 이 법만도 부러운데, 영국에서는 이마저도

서리풀 논평

‘사고 공화국’을 고칠 수 있을까

  세월호 사고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일부에서 말하는 대로 한국의 역사가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뉠지 모르겠다. 다른 무엇보다, 시민들이 국가와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를 의심하는 상황이 되었다. 모든 사람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틈에 서울 지하철 사고까지 보태졌다. 이번에는 큰 피해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보통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거듭되었다. 이 또한 세월호와 크게 다르다고 하기 어렵다. 가슴이 철렁한 사건들이 계속 벌어지는 것이 그냥 우연일까. 입 밖에 내놓지 않아서 그렇지 모두가 짐작한다. 이 불행한 사건들 모두 ‘사고 공화국’의 한 단면임을. 수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부스러지기 쉬운 우리의 삶.   며칠 증거 한 가지가 한 신문에 실렸다. 2008년부터 5년간 약 6천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바로가기). 그 가운데 약 2천명은 익사, 타살, 추락, 화재, 중독 등의 사고사다. 또 다른 2천명은 교통사고, 그리고 1천 8백명은 자살. 어린이와 청소년에 주목한 것이지만, 나이가 달라진다고 큰 차이가 날 리 없다. 그 악명 높은 산재 사망을 보라. 한겨레의 신기섭 기자가 꼼꼼하게 찾고 분석한 통계를 보자. 2008년 현재 한국의 수준은 10만 명당 18명,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바로가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세월호- 서울 지하철 – 어린이와 청소년 사고 – 산재로 이어지는 연속성은 누가 봐도 분명하다. 입에 올리기도 부끄럽고 분통이 나지만, ‘사고 공화국’ 소리가 절로 나게 된 데에는 공통의 ‘구조’가 있다는 것을 아프게 확인한다.  

영펠로우 보고서

[2012 영펠로우 연구보고서] 업로드: 시민과학연대를 통한 1990년대 여성노동안전보건운동

원문 바로가기 < 영펠로우 프로그램 소개 > 시민건강증진연구소의 영펠로우 프로그램은… 진보적 담론 생산 활동, 대안적이고 사회운동지향적인 연구 활동의 후속세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펠로우십 기간은 1년으로 현재 4기 영펠로우들이 활동 중입니다. 펠로우십 자격은 석사 졸업 후 미취업 상태이거나 박사과정 재학생으로, 전공과 관계없이 건강문제에 관심이 있는 이는 누구나 지원 가능합니다. 영펠로우는 매월 소정의 연구활동비를 지급받으며, 시민건강증진연구소에서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과 강좌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펠로우로 활동하는 1년 동안 독립적 과제를 수행하거나 시민건강증진연구소의 연구 과제에 참여하여 2편 이상의 성과물을 제출해야 합니다. 연구보고서의 저자인 김향수는… 시민건강증진연구소 2012년 영펠로우로 활동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원 협동과정 여성학 전공 박사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영펠로우 기간 동안 이 연구 이외에도 <내가 만드는 건강공약 – 시민참여 정책결정의 가능성과 한계> 연구에도 참여했습니다. 연구 관심사는 젠더와 건강, 에코페미니즘, 여성운동사이며, “아토피 자녀를 둔 여성의 모성경험: 어머니 비난과 젠더정치를 중심으로” 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 시민과학연대를 통한 1990년대 여성노동안전보건운동 – 요약 >   1. 연구배경 및 목표 본 연구는 시민과학연대로서 90년대 여성 노동자의 산재 투쟁에 초점을 맞춘다. 본 연구는 여성들의 일터에서 건강권을 쟁취하기 위한 역사를 기록한다. 또한, ‘비교적 안전한 일터’라는 편견에 맞서 여성들의 직업건강 문제를 중요한 사회 의제로 만들었던 경험을 통해 향후 여성노동자 건강권 투쟁을 활성화하는데 단초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이론적 고찰 직업병과 사고성 재해는 산업 사회의 필연적 결과이며 사회적 구성물이다. 하지만, 직업병과

서리풀 논평

산재와 기울어진 힘의 관계

4월 28일은 국제자유노련과 국제노동기구가 정한 세계산재사망 추모의 날이다. 1993년 태국의 한 인형공장에서 188명의 노동자들이 화재로 숨진 사건을 기리는 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지난 주 방글라데시에서는 수출용 옷을 만드는 8층 공장 건물이 무너졌다. 지금까지 최소한 360여 명의 노동자가 죽었다는 소식이다. 산재사망추모의 날이 만들어진지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세상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다.      한국도 강 건너 불구경이라고 할 처지는 아니다. 몇 십 년째 얼마나 죽고 다쳤는지 따지지만 늘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상황은 그대로다. 2012년만 하더라도 하루 평균 252명이 다쳤고 5명이 목숨을 잃었다(정부 공식통계가 그렇다).    산재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산재를 보건 문제, 건강의 과제로 보지 않는 태도를 지적해야 하겠다. 담당 부처가 달라선지, 전문성의 칸막이 때문인지, 산재는 늘 노동만의 문제로 취급된다. 명토 박아 두자. 산재는 노동 문제이면서 동시에 건강의 문제다. 집단적으로 죽고 다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공공보건 문제가 어디 또 있을까.      산재를 생각하는 첫째 질문은 이것이다. 좀처럼 이해하지 못할 이런 비상식적 상황이 왜 이렇게 오래 계속될까. 어떤 건강 문제라도 이런 심각성이면 무슨 대책이라도 만들어졌을 것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꼴로는 신문에 나고 방송 전파를 탔으리라. 그러나 집단 망각이다.    가장 먼저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생명의 값을 돈으로 바꾸는 노골적 경향 때문이다. 구조적으로 이야기하면, 목숨 값이 상품으로 거래되는 시장경제의 상품화 경향이 이렇게 만든다. 아예 노동 ‘시장’이라고 하지 않던가.

서리풀 논평

노동의 조건, 삶의 존엄성

  때가 그렇다. 누가 노동부 장관이 되는지가 더 큰 관심인지도 모른다. 새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새로 누가 자리를 차지하는지 온 신경을 쓰는 사이, 또 그렇게 일하는 사람들이 하릴없이 목숨을 잃었다.   한 ‘사건’은 서울의 한 구청에서 일하던 청원경찰이 갑자기 사망했다는 것. 40대의 남자가 당직 근무 이후 심근경색으로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회복하지 못했다.    그냥 평범한 개인사일 수 있었다. 문제는 구의회가 “근무와 관련한 부당한 지시, 명령 등”이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이다. 심상치 않은 속사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한 신문이 보도한 내용만 보면 일이 일어난 과정은 상식을 벗어난다. 구청장의 관용차 주차 안내가 늦었다고 구청 측이 난방기가 설치된 초소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징벌’을 했다는 것이다. 청원 경찰이 늦장을 부렸고 초소 안에 있다가 그랬다는 것이 이유다.     구의회는 그 징벌이 이번 사망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고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징벌이 있었다는 이 시기는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오르내렸다. 실제 이 때 장시간 근무를 했다면 사망까지 불러올 심각한 위험요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    물론 구청이 초소 문을 잠근 것과 사망 사건의 연관성은 분명하지 않다. 구청 측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앞으로도 인과관계를 밝히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부검이나 역학조사 같은 것으로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또 다른 슬픈 사망 소식은 며칠 전 제주도의 감귤 가공공장에서 일어난 것이다. 감귤처리 탱크를 청소하던 용역직원

외부 기고문

산모도우미 노동환경, 더 나아질 순 없나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영펠로우이신 김향수 선생님께서[여성주의 저널 일다]에 기고하신 글입니다. 돌봄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깊이있는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좋은 글입니다. 원문은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6101&section=sc2&section2=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산모도우미 노동환경, 더 나아질 순 없나 -<기록되지 않은 노동> “다치면 유급휴가라도 받을 수 있길”                                                                                           김향수(시민건강증진연구소) 나의 산모신생아 도우미였던 희선씨를 인터뷰하다     © 출처-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홈페이지 socialservice.or.kr 산모신생아 도우미 서비스가 2006년 시범 사업으로 시작되었지만, ‘산모신생아 도우미’라는 직업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이 일을 하는 노동자는 2011년 기준 8천735명이며, 작년 한 해 서비스 이용자는 5만7천848명이다. 일의 특성상 서비스 이용자는 전부 여성이며, 노동자 역시 99%이상 여성이다. 소위 ‘여성 일자리’ 중 산모신생아 도우미라는 직종은 여전히 낯설다. 나도 아이를 낳기 전까지,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산모신생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저소득 가구의 산모라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이 직업을 몰랐다. 희선(가명, 47세)씨는 나의 산모신생아 서비스 제공자였다. 이런 인연으로 나는 그녀의 산모 도우미 노동 경험을 기록할 수 있었다. 희선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물공장에서 여공으로, 요리사로 일했다. 결혼 후 두 아이를 낳고 기르며 남편 사업을 돕기도 했고 보험 일도 했다. 2007년부터 아는 동생의 권유로 산모도우미 일을 시작했다. 아기 보는 것을 좋아하고, 그때가 황금돼지해였고, 나라에서 정책으로 하는 직업이니 괜찮지 않을까라는 기대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 끝도 없고, 짬도 없는 ‘산모 도우미’의 노동 애 키워본 여자니까, 산모도우미 일을 그냥 시작할

이슈페이퍼

[시민건강이슈 2012-04] 세계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한국사회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국민으로, 때로는 시민으로 호명된다. 만일 일을 하고 있다면 직장인, 혹은 근로자, 아주 가끔은 노동자로 호명되기도 한다. 이 두 가지 정체성은 서로를 배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이 두 가지를 철저하게 분리한다. 물건을 사고 친구들을 만나고 가족 나들이를 하는 ‘시민’과 일터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는 같은 사람들이지만 평행 우주처럼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간다. 보건복지부와 노동부는 한 사람의 몸을 시민의 부분과 노동자의 부분으로 세심하게 분리하고 그들 각자의 시간대와 구역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그래서 매년 2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 때문에 죽어가도 보건복지부에서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자칫 한 마디라도 했다가 타부서에 대한 월권행위로 비칠까봐 우려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시민’으로서 아픈 것인지, ‘노동자’로서 아픈 것인지 알아서 판단하고, 건강보험으로 해야 할지 산재보험으로 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인위적 구분,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떼어내고 분리하는 접근은 일하는 사람의 건강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에서 체계적으로 배제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무고한 시민’이 다치고 병드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지만, ‘노동자’가 다치는 것은 그럴 수 있는 일이 된다. 한국 사회에서 전체 인구의 절반이 어떤 형태로든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다면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일터에서 보낸다. 일터의 건강 문제, 일하는 사람의 건강문제를 고려하지 않고는 전체적인 건강 문제를 논하는 것 자체가 사실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문제는 보건학 내부에서조차 ‘주류’가 되어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