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글목록: 임상시험

이슈페이퍼

[시민건강이슈 2016-12] 국내 의약품 임상시험의 현황과 문제점

올해 세번째 이슈페이퍼가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주제는 국내 임상시험과 관련된 피험자 보호 문제입니다. 의약품 임상시험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인터넷 등 대중매체에 넘쳐납니다. 임상시험을 통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환자들이 신약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는 예찬론에서부터 피험자 안전문제에 대한 비판까지 그 내용은 다양합니다. 미디어에서만 시끄러운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임상시험은 시민의 일상과 매우 가깝습니다. 지하철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공장소, 혹은 웬만한 규모를 갖춘 의료기관 게시판에서 우리는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공고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임상시험 활성화가 보건 및 제약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며, ‘병원의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고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이라 밝혀 왔습니다.  이러한 인식 하에 보건복지부는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를 통해 적극적으로 임상시험을 지원해 왔고, 크고 작은 활성화 정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임상시험은 살아있는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므로 피험자 보호가 윤리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이슈임이 분명합니다. 이번 [시민건강이슈]에서는 건강권 관점에서 피험자 보호와 관련된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이를 야기하는 졍치경제적 측면들을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이번 이슈페이퍼는 시민건건강증진연구소 회원인 민혜숙 예방의학 전공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이슈페이퍼를 계기로 활발한 후속 논의와 토론이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그동안 시민건강증진연구소의 상임/비상임 연구원이 전담해왔던 이슈페이퍼 집필 방식을 변경하여, 이제는 회원/비회원이 직접 필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양한 주제와 견해가 공론의 장에서 논의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러한 집필 방식의 변경으로 인해 [시민건강이슈]에 담긴 주장이 시민건강증진연구소의 ‘공식’ 견해와는 다를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앞으로

서리풀 논평

제약 산업, 새로운 ‘정산(政産) 복합체’?

본래 말이 만들어진 곳, 미국에서 ‘군산(軍産) 복합체’만큼 유명한 유사어가 있으니 바로 ‘의산(醫産) 복합체’다. 1980년대 이후 이 말은 미국 의료의 특성과 구조를 압축해서 나타내는 유명한 개념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이 말을 유행시킨 사람은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였던 아놀드 렐만이라는 의사다(<미국의 전 국민 의료 보장을 위한 계획>(조홍준 옮김, 아르케 펴냄)의 저자,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오랜 기간 유명한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의 편집장을 지냈고, 1980년 바로 이 학술지에 ‘새로운 의산 복합체’라는 글을 발표했다. (☞관련 자료 : The New Medical-Industrial Complex) 이제 거의 ‘정설’이 된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의료는 이윤을 창출하는 산업이 되었고 그 원천이 의산 복합체 구조다. 거의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그의 진단은 딱 맞아 떨어진다. 의료는 병원, 요양원, 임상 검사 시설, 가정 의료, 응급실, 투석 등을 통해 큰 이윤을 창출하는 거대 산업이 되었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의산 복합체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대목이 더 중요하다. 그는 의료가 파편화되고 남용되는 것, 지나치게 기술 의존적인 것, 그리고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환자만 환영하는 것(이른바 ‘단물 빨기’)을 경계한다. 그중에서도 더 중요한 경고(‘예언’일지도 모른다). 의산 복합체는 국가 정책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며칠 전, 한국에서도 절로 의산 복합체(그리고 군산 복합체까지)를 떠올리는 일이 벌어졌다. 정확하게 말하면,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발견’되었다. 한미약품이 맺었던 대규모 기술 수출 계약이 해지되고 주식 시장이 요동쳤다는

서리풀 논평

신의료기술의 규제 완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디스크라고 불리는 추간판(디스크) 탈출증이 수술을 않고 약물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OO대 의대부속 OOO교수 팀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디스크내 주사요법」에 의한 디스크 치료에 성공을 거두었다고 발표했다. (…) 「디스크내 주사요법」은 삐져나온 추간판에 연골을 녹이는 카이모파파인이란 약물을 주사하는 요법이다. (…) 종래의 수술치료보다 간단하여 입원기간이 짧아 환자에게 경제적인 부담은 물론 치료시 통증과 후유증을 크게 덜어줘” (경향신문 1984년 5월 17일) “1980년대 초반부터 칼을 대지 않고 디스크를 치료하는 수술-시술법들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나온 것이 카이모파파인 효소주사 요법이다. (…) 한 때 디스크를 정복하는 방법으로 과대홍보되었지만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최초로 시행된 ‘칼 안 대는 수술방법’이라는 역사적인 의미만 가지고 있다.” (이춘성. <독수리의 눈, 사자의 마음, 그리고 여자의 손>, 193쪽, 쌤앤파커스 펴냄, 2012년)   두 글이 쓰인 시기는 거의 30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 앞의 글은 신문 기사이고 뒤의 글은 디스크 수술 전문가가 썼다는 차이도 있다. 참고로 이춘성 교수는 척추와 디스크 수술의 손꼽히는 전문가다. ‘환상적’인 치료법이 시간이 흘러 혹독한 평가를 받는다. 이제는 아예 평가할 것도 없이 첫 번째 비수술치료라는 의미만 있다고 쓰여 있다. 합병증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설명이 유독 눈에 띈다.   비슷한 예가 어디 카이모파파인과 디스크 수술뿐이겠는가. 수도 없이 많은 신약과 의료기술, 수술법이 등장했다 사라진다. 아스피린처럼 백년 넘게 버티는 것도 있지만, 나오자 바로 없어지는 것도 숱하다. 의료기술의 짧은 수명은 드문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