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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연구통]시간 유리천장: 노동시간 – 정신건강 불평등의 굴레

수많은 언론이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의학 기술이나 ‘잘 먹고 잘 사는 법’과 관계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하루에 ○○ 두 잔 마시면 수명 ○년 늘어나” 같은 것들입니다. 반면 건강과 사회, 건강 불평등, 기존의 건강 담론에 도전하는 연구 결과는 좀처럼 접하기 어렵습니다. <프레시안>과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서리풀 연구通’에서 격주 목요일, 건강과 관련한 비판적 관점이나 새로운 지향을 보여주는 연구 또 논쟁적 주제를 다룬 연구를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의 문제로 여겨졌던 건강 이슈를 사회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건강의 사회적 담론들을 확산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프레시안 기사 바로가기)   대부분의 이들에게 일은 먹고 살기 위한 중요한 방편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사람들은 일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또 일을 통해 보람과 즐거움을 얻고 타인들과 관계를 맺는다. 너무 오래, 많은 일을 하는 것도 힘들고, 너무 적게 일을 하는 것, 일자리가 없는 것도 괴롭다. 그래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법도 있고, 너무 오래 일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도 있다. 오늘 소개하는 호주 국립대학 경제학과 훵 딘 교수 연구팀의 논문은 일과 건강, 특히 노동 시간의 건강 영향이 성별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를 다루고 있다. 연구는 전통적인 주당 최대 48시간 허용 기준이 오늘날에도 적합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출발했다. 세계노동기구가 이 기준을 정한 것은 1930년이고, 현재도 많은 국가에서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이 기준을 채택하고 있다. 당시는 (남성의) 전일제 유급노동과 (여성의) 가정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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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 환경의 개선

  드라마나 영화가 그리는 많은 의사들은 멋있다. 실력은 물론이고 인간성도 그만이다. 최근 것으로는 2013년 배우 주원이 주인공 역할을 한 드라마 <굿닥터>가 생각난다. 자폐증을 가진 소아과 전공의의 ‘영웅적’ 활약을 그린 것이다. 현실의 의사는 드라마나 영화가 그리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그 가운데서도 전공의의 생활과 ‘활약’이 특히 차이가 크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다음에야 어차피 꿈과 환상을 좇는 것이라 해도, 현실의 전공의는 그처럼 ‘폼’이 나는 일이 드물다.   우선 전공의라는 말부터 자세하게 설명을 해야 하겠지만 여기서는 줄인다. 전보다는 덜 헛갈리니 사정이 나아졌다. 다만 ‘전공’이라는 말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공이라는 말이 전문 영역을 나타내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이 전문의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는 과정에 있다는 것은 잘 드러내지 않는다. 이런 모호함은 전공의의 이중적 위치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전문성을 갖기 위해 훈련받는 과정에 있으면서 동시에 어느 정도는 역할을 하는 상태. 이들을 고용한 입장(예를 들어 병원장)에서 생각해 보면 쉽다. 그들은 훈련생이면서 동시에 환자 진료에 큰 몫을 하는 직원이다.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이들에게 월급을 주어야 하는가, 비용을 받아야 하는가. 물론 실제로는 두 가지 역할을 다 한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전공의 스스로는 병원에 고용된 직원이라는 생각이 강하고, 고용한 병원 쪽에서는 ‘수련생’이나 ‘수습’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이런 이중성 때문에 어느 나라건 전공의의 불만은 폭발성을 내재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큰 사건으로 처음 기록된 것은 1970년을 전후한 ‘수련의 파동’이다. 당시 신문 기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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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땐 일을 잊어야 ‘진짜 휴가’

한겨레 2014년 7월 30일자 <건강렌즈로 본 사회> (바로가기)   세월호 참사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폭격, 잇따른 비행기 사고 등으로 나라 안팎이 뒤숭숭하지만 휴가철은 어김없이 돌아왔다. 원래 휴가는 각자 필요한 때에 휴식을 취하면 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는 ‘휴가철’이 따로 존재한다. 나름 독특한 현상이다. 자녀들의 학교·학원 방학, 대규모 사업장의 작업 일정 등에 휴가를 맞추다 보니 빚어지는 일이다. 실제로 국민 셋 가운데 한 명이 이 기간에 ‘해치우듯’ 휴가를 떠난다. 문제는 휴가를 맞아 산이나 바다로 떠난 이들조차, 쉬는 게 쉬는 게 아닌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 여전히 많은 이들이 공식 휴가마저 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더 블롬 네덜란드 네이메헌 랏바우트 대학 교수팀이 세계적인 학술지 <스트레스와 건강>에 2012년 발표한 논문은, 휴가가 노동자의 건강 및 삶의 질에 끼친 영향을 꼼꼼하게 분석한 내용이다. 연구팀은 배우자와 함께 휴가를 보낸 노동자 93명을 대상으로 휴가 전, 휴가 기간, 휴가 뒤에 건강 및 삶의 질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측정했다. 건강 상태, 기분, 정신적 피로감, 육체적 피로감, 긴장도, 에너지 수준, 만족도와 행복감 등 8가지 영역을 조사해 ‘휴가 효과’를 분석했다. 또 휴가의 질을 알아보려고 휴가를 어떻게 보냈는지도 함께 조사했다. 그 결과, 예상대로 휴가는 노동자의 건강 및 삶의 질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효과는 휴가 이후까지 지속됐다. 하지만 모든 노동자들에게서 그런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휴가 기간에 배우자와 좋은 대화를 가졌다고 스스로 평가한 사람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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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일하다간 정말 죽는다!!!

<서리풀 연구通>   주류 언론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의학기술이나 치료법을 소개하지만,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이나 건강불평등, 저항적 건강담론에 대한 연구결과들은 좀처럼 접하기 어렵습니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서리풀 연구通>이라는 제목으로, 매주 수요일, 비판적 관점이나 새로운 지향을 보여주는 연구논문, 혹은 논쟁적 주제를 다룬 논문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흔히 개인의 문제로 여겨졌던 건강 이슈를 사회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건강의 사회적 담론들을 확산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제안 부탁 드립니다. 소개하고 싶은 연구논문 추천도 환영합니다. —————————————————-   <죽도록 일하다간 정말 죽는다> – Ahola K, Väänänen A, Koskinen A, Kouvonen A, Shirom A (2010). Burnout as a predictor of all-cause mortality among industrial employees: a 10-year prospective register-linkage study. J Psychosom Res; 69(1):51-7. –   <피로사회>, <우리의 노동은 왜 우울한가>라는 책들이 조명을 받는 현상은, 휴식에 대한 갈망을 생물학적, 정신적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낙인 짓고 애써 외면해야 하는 현실을 반증한다. 우리나라 노동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011년 기준 2,090시간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노동이 가져다 주는 자아실현 등의 가치는 그 중요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우리 주변에는 그 수준을 넘는 극한직업과 극한작업을 수행하는 노동자들이 많다. ‘쉬지 못함’은 에너지의 지속적인 고갈을 발생시키고 우리를 냉소적으로 만들어 노동자들 개인의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이번 주에 소개하는 논문은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일한 자들이 일찍 사망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이한 점이 없다. 다만 대표적인 복지국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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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건강이슈 2012-여름특집] 다같이, 쉬었다 가자!

뜨거운 여름이다. 바다로, 계곡으로, 누군가는 머나먼 이국으로 더위를 피해 떠나는 계절이다. 신문을 펼쳐도, 온라인 포털에 접속해도, TV를 틀어도, 온통 휴가, 여행, 보양식 이야기들이다. 때마침 런던 올림픽까지 맞아, 그야말로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교통체증, 바가지요금, ‘물 반 사람 반’의 고통마저도 추억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여름휴가란 바야흐로 전(全) 국민적인 신성한 의식이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와 노동건강연대는 이른 바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맞아 우리 사회 일하는 사람들의 삶과 휴식은 어떠한지 돌아보았다.   우리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 다같이 쉬었다 가자! 그리고 제대로 쉬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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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보다 중요한 것

이번 주말이면 런던 올림픽이 시작된다. 텔레비전 화면 한 구석을 차지한 올림픽 개막 몇 일전이라는 표시가 현실감을 북돋운다. 4년 전까지는 없던 일인 것 같은데, 또 얼마나 요란할까(?) 걱정스럽다. 올림픽에는 분명 긍정적인 역할이 있다. 생활에 지친 보통 사람들에게 재미와 위로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선수들의 비범한 인생사에 감동과 자극을 받기도 하리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좋은 모범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런던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 개막식 카운트다운 시계가 보인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 몰두하는 것이 적어도 건강에는 그리 좋을 것 같지 않다. 시차 때문에 생활 리듬이 깨지는 것은 물론이고, 한창 유행하는 ‘치맥’은 몸무게를 또 얼마나 불려 놓을까.   물론 이처럼 4년에 한 번 하는 올림픽을 두고 생활 리듬이니 건강행태니 하는 것은 지나친 것일지도 모른다. 엘리트 체육만 두드러지고 스포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한다는 익숙한 비판도 현실을 부풀렸을 수 있다.   2010년판 체육백서를 보면 생활체육과 신체활동은 꾸준히 늘고 있다. 생활체육 동호인의 수는 전체 인구의 6.3%에 이르고, 한 주에 2-3회 규칙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도 20%를 넘는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는 그 많은 등산인구를 보면 엘리트 체육과 ‘보는’ 스포츠만 있다고 할 것도 아니다.   물론, 같은 자료에 포함된 다른 통계를 보면 판단은 쉽지 않다. 국민의 45.3%는 아무런 생활체육 활동을 하지 않고 있고, 이 숫자는 1994년 43.3%, 2000년 34.1%, 2008년 53.2%로 들쭉날쭉하다 (그러나 이 통계조차 좋은 쪽으로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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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건강의 특수와 보편

  최근 연이어 전해진 노동자 건강 문제 세 가지.    ① 지난 3월 30일 쌍용자동차의 해고 노동자인 이 아무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쌍용차 정리해고 이후 목숨을 잃은 22번째 희생자다. 자살, 돌연사… 직접이든 간접이든 정리해고 때문에 노동자와 가족의 죽음이 멈추지 않는다.    ② 5월 7일 숨진 이윤정씨는 18살 때부터 6년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다. 두 아이의 어머니로, 2010년 뇌종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반올림이 모은 희생자 수는 놀랍다. 그의 죽음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직업병 의심 제보자 90명 중 32번째이고, 삼성전기 공장까지 합하면 140명 중 55번째이다.      ③ “방사선에 많이 노출된 원전 근무 노동자들의 염색체형 이상이 건강한 일반 성인보다 더 많다. 염색체 이상이 더 많다는 것은 암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뜻한다.” 5월 11일 직업환경의학회에서 주영수 교수가 발표한 내용이다. 염색체 이상의 빈도는 다른 팀이 수행한 연구(서울대 의학연구원의 『원전 종사자 및 주변지역 주민 역학조사 연구』) 결과에 들어있었지만, 그 앞의 주민설명회에서는 발표되지 않았다. 주민들의 암을 문제 삼고 있는 동안 노동자들도 암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였던 고 이윤정씨의 시민사회장 영결식 (출처: 참세상 2012.05.10)  둘은 죽음이고 다른 하나는 암, 맥락과 양상은 다르지만 건강으로 치자면 생사가 걸린 극단적인 결과다. 우선, 더 이상의 죽음, 사회적 타살을 막기 위해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사회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한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나 삼성전자, 그것도 죽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