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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 논평

또 하나의 선택 기준, 재벌과 의료 영리화

  현대가 재벌 3세가 ‘갑질’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운전기사를 괴롭혔다는 것이 최신 사례다. 솔직히 말해, 많이 놀라지는 않았다. 상상의 범위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미스터 피자, 대림산업, 몽고간장, 대한항공의 소유주나 경영자가 일으킨 사건도 비슷하다. 빙산의 물 아래 6/7은 더 심할지도 모른다. 다른 것은 몰라도,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계속되리라는 것은 장담할 수 있다. 그러니 더 심한 일, 더 모욕적인 사건이 생겨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 어떤 한 사람의 인성이 비뚤어지거나 취향이 괴팍한 탓이 아니지 않은가. 그중에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도 여럿이다. 모든 것을 ‘구조’ 탓으로 돌릴 수는 없으나, 그 구조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베스킨라빈스는 어떤가. ‘특수관계점’을 두고 88곳의 운영권을 전·현직 임직원과 ‘사회 유력인사’의 친인척에게 나눠줬단다 (기사 바로가기). ‘국민기업’이라 자처하는 포스코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부실기업을 인수했다 날렸다고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검사가 빠질 리 없다. 한 검사는 무슨 신묘한 재주인지, 비상장 게임사의 주식을 사서 120억 원 안팎의 시세차익을 남겼다고 한다.   이런 일도 계속 벌어질 것이 뻔하다. 더 희한한 내부거래가 밝혀지더라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 어떤 한 회사만 이런 방식으로 살아남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관, 아파트, 택배, 광고, 4대강, 아무 데나 뒤지면 나오는 관행이요 전통이다. 재벌 독식 체제가 유일한 원인은 아니겠으나, 곳곳에 드리운 그늘은 넓고도 어둡다. 사정은 이해하지만, 대기업의 탐욕도 놀랍다. 밝혀진 것만 해도 두 손으로 다 꼽을 수 없다. 돈이 되겠다고

서리풀연구통

의료체계 불균형 부르는 의료관광

한겨레 2014년 6월 4일자 <건강렌즈로 본 사회> (바로가기)   의료관광이 한류의 새로운 원천으로 떠올랐다. 2009년 국내 병원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의료법을 개정한 뒤부터다. 정부는 진료와 관광으로 얻어지는 수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성장동력이라 말했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학도 의료관광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여는 등 새 수요를 흡수하려고 발벗고 나섰다. 이런 열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 국가자격시험이 도입됐다. 박근혜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의료민영화 조처도 의료관광과 관계가 많다. 4차 투자활성화 대책에 포함된 병원의 영리 자회사 설립은 의료관광을 측면 지원하는 조처라고 했다. 심지어 영리병원 허용이 의료관광의 성패를 가를 주요 변수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의료관광은 한국에 앞서 ‘선배’ 국가들이 있다. 싱가포르와 타이가 대표적이다. 이미 참여정부 때부터 이들 국가를 모범 사례로 꼽아 왔다. 그런데 최근 <캐나다의학협회지>는 의료관광이 타이의 의료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보도했다. 타이 정부의 의료관광 활성화 정책이 정작 타이 국민들의 의료 이용을 막았다는 게 기사의 요지다. 기사에서는 의료관광이 타이 국민의 의료 이용을 막은 이유를 두 가지로 제시했다. 우선 전문 의료 인력들이 의료관광 환자를 주로 치료하는 민간병원으로 옮겨가 국공립병원엔 질 높은 의사 및 간호사가 부족해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의료관광이 활성화되자 민간병원의 진료비가 올라갔고, 높은 진료비를 낼 수 없는 국민들은 의료기관 이용이 힘들어졌다. 민간병원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살 수 있는 이들은 높아진 진료비를 내야 했고, 80% 이상의 타이 국민들이 이용하는 국공립병원에서는 의료

서리풀 논평

정부도 의료 민영화는 반대한다는데…

  차분하게 한 해를 정리해야 할 때지만 그럴 형편이 아니다. 거듭 후퇴하는 이 정부가 걱정스럽다. 희망이 넘치는 가슴 부푼 새해가 될 것 같지도 않다. 요즘 유행하는 대로 하면, 안녕하지 못하다. 솔직하게 병원과 약국의 영리화도 이제 그만 이야기하면 좋겠다.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고 있는, 풀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철도 민영화도 의료 민영화만큼이나 중요하다. 당초에 말도 안 되는 정책을 두고 괜한 입씨름을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영리병원을 반대한다고 하면 ‘괴담’을 유포한다는 것이 이 정부의 대응이다. 지난 주 논평과 같은 주제지만 (바로가기), 다시 생각을 정리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침 지난 18일 보건복지부가 <다음 아고라>에 “대한민국 모두가 반대하는 의료민영화, 정부도 반대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바로가기) . 보건복지부의 누리집 첫 페이지에도 실려 있다. 더더구나 다시 살펴봐야 할 이유가 생긴 셈이다.   일단 정부가 민영화를 반대한다니 다행이기는 하다. 한편으론 어쩌다 우리가 사는 공동체의 꼴이 이렇게 되었나 싶어 한심스럽다. 게다가 정부의 입장이란 것이 다시 한 번 문제를 비튼다. 알고도 그런 것이든 모르고 하는 것이든 마찬가지. 달을 가리키는데 자꾸 손가락을 설명하는 꼴이랄까. 정부는 아마도 의료 ‘민영화’를 이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고라와 누리집에 쓴 것을 그대로 옮긴다. “지금 다니시는 병원도 그대로, 진료 받고 내시는 돈도 그대로, 건강보험이 드리는 도움도 그대로, 어제처럼 오늘도, 내일도, 국가가 운영하고 책임지는 건강보험 잘 지키고 있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이해하도록 쉽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뜯어봐도

서리풀 논평

영리병원의 도덕성

모두 다 아는 이야기를 되풀이 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영리병원 이야기다. 이미 여러 사람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장하고 설명했기 때문에 자칫 쓸 데 없는 말만 보태기 쉽다.     그렇지만 좋건 싫건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영리병원 문제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겹치고 지루하더라도 곱씹고 또 씹어야 할 만큼 중요해서다.       영리병원이 한국의 의료와 환자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는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의료비 폭등, 낮은 질, 계층간의 불평등, 의료체계의 왜곡을 불러올 것이 명백하다.    이런 점에서 영리병원은 상식적으로는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는 문제 많은 정책이다. 우석균과 신영전이 최근에 프레시안(바로가기)과 한겨레(바로가기)에 구구절절이 써 놓은 대로다. 그러니 여기서 어이없는 정책과정과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되풀이하는 것은 원하는 바가 아니다.     <시민사회진영은 이미 참여정부 시절부터 영리병원 도입을 꾸준히 반대해왔다 > (사진출처: 민중의 소리)   우리는 새롭게 영리병원의 도덕성을 물으려 한다. 담배농가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더 많은 사람이 담배를 피우도록 조장할 수는 없다.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무기산업을 키우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마찬가지로, 설사 몇 가지 도움 되는 것이 있다고 해서 영리병원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영리병원은 그야말로 극소수 재벌과 상업자본의 이득 빼고는 무슨 가치라고 할 것도 없다. 그러나 꼭 그게 아니라도 정책의 ‘도덕적’ 기반은 ‘경제적’ 기반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법으로 영리를 어떻게 규정하든, 영리병원은 돈벌이를 일차적 목적으로 하는 병원이다.

이슈페이퍼

[시민건강이슈 1호] 건강관리서비스법, 시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대안인가?

우리 연구소는 [시민건강이슈 1호] 보고서로 “건강관리서비스법, 시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대안인가”를 공개합니다. 많은 분들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건강관리서비스법]안은 폐기하고 지역사회 건강증진사업 활성화 대책 내놓아야 – [건강관리서비스법]안 검토 보고서 발표 – 사단법인 시민건강증진연구소(소장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 5월 변웅전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건강관리서비스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시민건강이슈 1호’)를 8월 5일 공개하였습니다. “[건강관리서비스법], 시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대안인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보고서는 요약문과 함께 ‘Q & A’를 담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리 연구소가 [건강관리서비스법]안에 대하여 주목한 문제의식과 평가는 크게 네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법안이 전제하고 있는 내용의 문제 우리 연구소는 이 법안이 그동안 건강증진, 평생국민건강관리 등의 표현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해 오던 ‘건강관리사업’이 민간서비스 제공자를 중심으로 한 시장에 맡겨진다는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위해 [건강관리서비스법]안은 ‘지역사회 주민’과 같은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개인’별로 접근되는 서비스 방식으로 전환하며, 의료서비스와 건강관리서비스를 분리시키는 등 여러 특징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는 이와 같은 전제에 대해 보건학적, 법률적 차원에서 상당히 무리하며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2) 법안의 추진 동력에 대한 평가 더욱이 우리 연구소는 현 정부가 이 제도를 추진하는 동력이 보건정책에 있기 보다는 경제적, 산업적 효과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정부는 이 법안을 통해 국민의 건강증진에 대한 기대효과 보다도 2조원 내외의 시장이 형성되고, 3만 8천여명의 신규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으며, u-health와 같은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 경제적 효과를

서리풀 논평

[건강관리서비스법]은 의료민영화 추진을 위한 MB정부의 첨병

[건강관리서비스법]은 의료민영화 추진을 위한 MB정부의 ‘첨병’ 김 창 보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연구실장 지난 5월 17일 변웅전 의원 대표발의로 [건강관리서비스법]이 발의되었다.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둔 시기라 정치판이 선거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슬그머니 발의했다. 특히나 정부가 만든 법을 직접 발의하지 않고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이던 변웅전 의원을 통해 입법발의를 한 것이 눈에 띈다. 정부로서는 이를 통해 시간을 단축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 법안에 대해 최근에는 지역의사회의 반대 입장에 나오고 있지만, 얼마전까지는 시민단체들의 반대 입장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반대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강조점에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의사단체들의 경우 ‘의료’라는 개념이 기본적으로 예방과 건강증진을 내포하고 있는 것인데, 이를 ‘건강관리서비스’로 분리시켜 ‘의료’를 ‘치료’의 영역으로 국한하려는 시도에 대해 반대하는 것을 주요한 주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런 주장에는 의사들의 권한과 역할의 축소를 경계하는 눈빛이 읽힌다. 반면, 시민단체들의 경우 이 법률안을 이번 정부가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려는 법률로 보고 있다. 사실 그동안 의료민영화와 관련하여 논쟁이 되었던 내용이 전부 포함되다시피 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건강관리서비스법]이 의료민영화를 위한 법률인 5가지 이유 ① 비의료인에게 (실질적으로 의료업에 다름없는) 건강관리서비스 제공 기관 개설 허용 ② (실질적인 의료업인) 건강관리서비스기관에 영리자본투자 허용, 영리법인 허용 ③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보험회사가 건강관리서비스 제공 기관을 개설, 운영할 수 있게 되어 ‘보험 – 서비스기관’이 연계되는 미국의 HMO와 유사한 기관이 가능 ④ 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전국민 개인질병정보 활용 가능 ⑤ 건강보험 제도에서 ‘예방’,